​올해 공정무역의 날 행사는 날씨의 행운이 비껴갔나봅니다. 지난 몇 년간 5월 둘째 주 토요일은 항상 쾌청한 날씨 속에서 공정무역의 날 행사를 진행했었지만, 2018 공정무역의 날 행사는 지난 12일 토요일 신촌 로데오거리일대에서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열렸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공정무역 관계자 및 두레생협 마스코바도 생산자가 함께 모여 공졍무역 식재료로 음식을 플레이팅하는 퍼포먼스로 올해 행사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두레생협-피티쿱 부스에서는 두레생협의 대표적인 민중교역 생활재로 새롭게 떠오른 발랑곤 바나나 홍보에 나섰습니다. 두레생협 발랑곤바나나 서포터스들은 비가 오는 가운데서도 시민들에게 발랑곤바나나를 나눠주고 발랑곤바나나의 의의를 전달하고자 빗속을 분주하게 오갔습니다.

천편일률적인 캐번디시 바나나와는 다른 상큼하고 달콤한 맛을 체험해보면서, 유기농법으로 땅과 물의 오염을 막고, 생산자들에게는 지속가능한 생산기반을 마련해주고, 소비자의 건강까지 생각한 바나나라는 점을 시민들에게 널리 알렸습니다.

공정무역 생산자와 국내 소생산자들이 만난다는 의미를 담은 마르쉐 장터 외에도 마스코바도시럽, 팔레스타인 올리브유 등 두레생협 생활재로 만드는 팬케이트를 선보인 안양YMCA청소년 동아리 등 다양한 청소년 동아리들이 공정무역을 알리는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였습니다. 생산자들도 부스를 둘러보며 시민들과 함께 참여하였습니다. 

오후 2시부터는 기존의 공정무역의 의미에 생산자와의 교류와 연대의 의미를 더하여, 사람이 보이는 교역, 함께 커나가는 관계를 표방하는 민중교역을 소개하는 민중교역 컨퍼런스가 열렸습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PTCoop피티쿱, 두레생협, 한살림의 민중교류활동 및 계획을 보고하는 시간과 민중교역 생산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마스코바도 생산자 대표로 발표한 아리엘 기데스 ATPF 재단 대표는 필리핀 현지의 생산자들이 처한 환경을 자세히 소개하면서,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 중에서 두레의 민중교류기금으로 운영된 바르크 프로젝트 중 작물 다각화 사업과 양계 프로젝트가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마스코바도와 발랑곤바나나와 같은 민중교역 생활재는 생산자들의 하루하루가 담겨져 있으며, 땅의 권리를 되찾고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게 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해달라고 당부하셨습니다.

두 번째로 발표한 가멜라 돈 보스코 재단 대표는 전날 두레생협에서도 강연을 했던 터라 더욱 반가운 표정이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이 보여도 서로 연결되어 있고, 환경과 건강문제는 전 지구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하셨습니다. 특히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지도자를 선출하는 투표는 몇 년에 한 번씩 하지만, 구매로 하는 투표는 매일매일 하는 셈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매일매일 구매하면서 이뤄지는 우리의 선택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며, 구매할 때마다 우리는 유해하고 불공정한 시스템을 바꾸기 위한 투표를 하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공정무역과 민중교역이 단 하루로 끝나는 행사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으로 자연스럽게 자리 잡기를 바라며, 내년을 기약해봅니다. 2019년에는 비도 미세먼지도 없는 화창한 날에 만나요!